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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수록 왜 더 불안해질까?수입이 늘었는데, 마음은 점점 공허해지는 사람들

by 경제지식한줌 2025. 7. 14.

돈을 벌수록 왜 더 불안해질까?
수입이 늘었는데, 마음은 점점 공허해지는 사람들
돈을 벌수록 왜 더 불안해질까?

“예전보다 훨씬 많이 버는데, 이상하게 마음은 더 쫓기고 외로워요.”
“소득이 늘면 행복도 같이 늘어날 줄 알았어요. 근데 기대했던 만큼의 안정감이 오질 않네요.”

이런 말을 하는 사람, 주변에 한둘쯤은 있을 것이다.
혹은 당신이 그 당사자일 수도 있다.
돈을 더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가벼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불편해진다.

왜 이런 역설이 벌어지는 걸까?
‘소득 증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표다.
그런데 그 목표에 도달하고 나면,
우리가 기대했던 감정과 실제 느끼는 감정 사이에 괴리가 생긴다.

이 글에서는 그 이유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우리가 돈과 감정 사이에서 어떤 점을 잘못 연결하고 있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수입 증가 = 안정감? 사실은 ‘더 많은 비교’의 시작

많은 사람들이 ‘돈이 많아지면 마음이 안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실제로도 어느 정도까지는 맞는 이야기다.
생활비 걱정을 덜고, 갑작스러운 지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상황은 좀 달라진다.
더 많이 벌수록 사람은 ‘더 많은 비교’를 하게 된다.

  • 연봉이 오르면, 옆자리 동료보다 내가 적게 받는 건 아닌지 신경 쓰인다.
  • 내 수준에 맞는 차, 시계, 집은 이 정도인가 고민이 늘어난다.
  • 동창 모임에서 느끼는 미묘한 위화감이 생긴다.

심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이를 “이스털린 패러독스(Easterlin Paradox)”라고 설명했다.
한 개인의 소득이 증가해도, 주변 사람들과의 상대적 위치가 낮다고 느끼면 행복감은 줄어든다.
즉, ‘절대 소득’보다 중요한 건 ‘상대적 위치’다.

더 많이 벌수록 그만큼 더 높은 기준을 가진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결국엔 지속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상태에 빠진다.

이런 상황에서 돈은 도구가 아니라 정체성을 규정하는 기준이 되기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벌수록 더 쫓기고, 더 불안해지는 감정을 경험한다.


2. 소득 증가가 ‘감정의 보상’으로 오작동할 때

우리가 돈을 버는 가장 큰 이유는 생계를 유지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돈’은 그 자체로 감정을 보상받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곤 한다.

예를 들어,
✔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가의 물건을 사고
✔ 외로움을 느끼면 사람들에게 베푸는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 불안할 때는 예비용이라는 명목으로 무작정 자산을 불린다

이런 행위들은 한동안 안정감을 준다.
“이 정도면 괜찮아.”
“그래도 나는 이만큼 할 수 있어.”
하지만 이게 반복되면, 감정을 돈으로 메꾸는 습관이 된다.
즉, 수입 증가가 곧 내 마음을 달래주는 ‘약’처럼 작용하게 된다.

문제는 이 보상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제 30만 원짜리 지갑을 샀는데, 오늘은 50만 원짜리 운동화가 눈에 들어온다.
기준이 올라가고, 감정은 다시 허기져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부른다.
행복한 경험도 시간이 지나면 뇌가 익숙해지고,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한다.
그 결과, 우리는 더 많은 돈을 벌면서도
이상하게도 ‘만족’이나 ‘충족’이라는 감정을 자주 느끼지 못하게 된다.


3. 돈으로 감정을 메우지 않기 위한, 현실적인 연습

그렇다고 해서 ‘돈을 벌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돈과 감정 사이의 경계를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작고, 단순한 관찰에서부터 가능하다.

✅ 내가 지금 이걸 왜 사는지, 이유를 써보기

쇼핑을 할 때, 혹은 투자를 할 때
그 판단 뒤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잠깐 생각해보자.
‘이 물건이 정말 필요해서 사는 건지’
‘기분을 푸는 용도인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건지’
이걸 자문하고, 간단히 메모해도 좋다.

그 한 줄의 기록이 감정과 소비를 분리해주는 시작점이 된다.


✅ 수입의 일부는 ‘의미 있는 지출’로 쓰기

돈을 벌수록 흔히 하는 실수는, 전부 ‘나의 안정’을 위한 곳에만 돈을 쓰는 것이다.
그보다도 내 수입의 일부라도

  • 감사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 가족과 조용한 식사하기
  • 사회적 가치에 기부하기
    처럼 **'나를 넘어선 지출'**을 해보는 것이 좋다.

이런 소비는 즉각적인 쾌락보다 오래가는 감정 안정감을 준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타인을 위한 지출이 자신을 위한 지출보다 더 높은 행복감을 유발한다고 한다.


✅ 돈 말고 다른 지표로 삶을 기록하기

‘돈이 많아질수록 더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지표를 하나로 좁히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삶은 훨씬 복합적이다.

  • 나는 오늘 어떤 사람과 진심으로 이야기했는가
  • 지난 한 달 동안 책을 몇 권 읽었는가
  • 나는 최근 스스로를 칭찬한 적이 있는가

이런 ‘비금전적 지표’를 함께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돈이 감정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다.


마무리하며

돈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다.
하지만 그 도구가 목적이 되고, 감정을 보상하는 수단으로만 작용하면
오히려 마음은 더 텅 빈 느낌이 든다.

수입이 늘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다.
다만 그만큼 비교와 기대, 감정의 통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도 함께 받아들여야 한다.
진짜 ‘경제적 자유’는
얼마를 버느냐보다도,
돈이 내 감정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상태일지 모른다.

수입이 늘수록
삶의 방향도, 마음의 구조도 같이 점검해보자.
그게 진짜 풍요로 가는 길이 아닐까.